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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버 다이빙

스쿠버다이빙 금기사항 (feat.내가 했던 실수들 모음)

오늘은 제가 초보 다이버 시절에 했던 짓(?)들에 대한 오답노트 비슷한걸 포스팅해볼까 합니다. 자격증 시험볼때 배운 금기사항들 말고 직접적으로 제가 했던 짓들을 바탕으로 자료를 만들어 두면 제 자신에게도 오답노트가 되어 도움이 되고, 다이빙을 잘 하고싶은 이제 갓 걸음마를 뗀 초보다이버 분들도 미리 보시면 저같은 실수 하시지 않을수 있지 않을까 하는 취지에서 글을 써 봅니다.

1. 여긴 어디? 나는 누구?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팀을 이탈했습니다.(뚜둥) 이건 진짜 제가 진짜 오픈워터 졸업하고 거의 바로 저질렀던 짓이였습니다.
사건의 발달은 엄청 깨끗한 시야속에서 평평하고 넓게 퍼진 하드코랄밭 위로 수백마리의 물고기가 떠다니는 광경을 처음 본 초보 다이버가 그 풍경에 현혹되면서 시작됩니다.

문제의 시작


실제로 그 포인트에서 찍은 사진인데요, 첫번째 잘못은 실력이 안되는데 카메라를 들고 들어간것 인것이 원인입니다.
어떤분들은 중성부력이 완벽하지 않으면 카메라를 들고가지 마라! 라고 하십니다. 그것 또한 맞는 말씀입니다만.. 제 경우에는 부력조절 실패가 아닌 팀 이탈이라는 사고를 냈습니다.
저런 풍경을 실제로 봤을때 제 의식의 흐름은 아 저 물고기들 사이로 유영하면서 동영상을 찍으면 인스타 좋아요 많이 받을수 있겠는데? 이런식의 흐름이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이가 없지만 너무나 멋진 풍경을 봤을때 무의식중에 주머니에 있는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듯이 정말 짧은 순간에 이루어진 의식의 흐름이였고 실제로 저는 물고기들 사이로 유영을 하며 결국 그 멋진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 포인트엔 우리 팀만 있는게 아니었고 같은 배에 동호회 분들이 오셔서 인원이 많으니 팀을 A팀 B팀으로 나누어서 다이빙을했었는데 A팀이였던 저는 동영상을 찍는 사이 일행들과 멀어졌고 방향 감각을 상실하고 그냥 저 멀리 보이는 B팀을 따라간 것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B팀


같은 배 사람들이였기에 망정이지 다른 배 사람, 다른 나라 사람을 따라갔으면 정말 국제미아 될뻔한 사고입니다.
출수 후 다이브마스터는 제가 열심히 핀킥 차서 다른팀 합류하는걸 보셨는데, 그냥 같은배라서 냅뒀다 하시면서 정신 차리고 다이빙 하라며 혼났습니다. 정말 혼나 마땅했죠 ㅎㅎ
그리고 이런 사고는 시야가 좁은 초보 다이버들에게 아주 흔한 사고라는거..

오답노트
- 부력조절, 시야확보에 미숙한 다이버는 카메라를 소지하지 말것.
- 항상 주변에 버디가 있는지 확인하며 다이빙할것
- 같은 팀 사람들의 인상착의를 기억해 둘것.(물속에서는 정말 사람 구분하기가 힘듭니다.)


2. 왜 입수가 안되는거죠?
BCD에 공기를 다 빼고도 입수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입수에 익숙치 않을 경우 호흡을 완전히 뱉지 못해서 그런경우가 있죠. 하지만 저의 경우는 웨이트를 바꿔차고 입수했던 것이였습니다.(두둥)
심지어 5미리 수트를 입고 2키로 정도밖에 안되는 웨이트를 차고 들어 간겁니다.😭
원래 당시에 저는 5미리 수트에 6키로 웨이트를 했었는데 50키로초반 여자가 저정도면 무겁게 찬것이기 때문에 보통 공기빼면 바로 입수되어야 정상인데 지금이였다면 뭔가 잘못된걸 알고 도움을 청했겠지만 그때는 아 내가 서툴러서 입수가 안되나보다 사람들이 밑에서 기다리니 빨리 내려가야지 하고 발칙하게도 핀킥을 이용해 입수를 하게 됩니다.ㅋㅋㅋ
지금 생각해도 그때의 저는 생각이란게 없는 사람이였던것 같습니다.
같이 다이빙했던 분의 말에 따르면 입수 되게 멋있었다고..웃고 넘겼지만 이건 정말 칭찬이 아니였습니다.
결과적으로 10미터이하로 입수했을 때는 부력이 맞아서 다이빙을 문제없이 진행했지만 다이빙 막바지가 되면서 공기가 점점 소진되죠? 공기통의 무게가 줄게되고 거기에 안전정지를 하려면 수심이 낮은곳에서 머물러야하는데 애초에 처음부터 핀킥을 차서 내려온 애가 5미터 수심에서 정지해 있는건 불가능한 일이였어요.
처음에는 제가 자꾸 몸이 뜨니 마스터가 여분의 웨이트를 제 BCD주머니에 하나 넣어주셨고, 안전정지때에는 그걸로 택도 없어서 결국 배와 산호를 연결해 놓은 닻을 잡으라고 해서 잡았는데 양성부력이 너무 쎄서 닻이 풀리는 불상사까지 발생했습니다. 결국 저는 입수했을때와 같이 3분가량을 핀킥을 하며 버텨야만 했습니다.

이와중에 카메라 들이대니 할건 다 함


오픈워터 수심이여서 다행이였지 딥다이빙시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생각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일입니다.

오답노트
⁃ 본인 웨이트 잘 챙길것(다이버 편하라고 출수시에 직원이 웨이트를 풀러주는 경우가 있는데 보통 챙겨서 자리에 놔주지만 그래도 본인이 한번 더 확인하고 챙겨야 사고를 막을 수 있다)
- 다이빙 전 본인 장비 체크 버디체크 꼼꼼히 할것
- 초보가 미숙한건 당연한 일. 남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도움요청하는걸 참지 말것.


3. 내가 젤 잘나가
이건 다이빙 미숙에 의한 실수인데요. 저는 처음에 왜 제가 그렇게 잘 나가는지 몰랐습니다.
이게 무슨소리냐면.. 가이드를 따라서 사람들이 순차적으로 이동을 하게 되는데, 정신을 차려보면 항상 제가 가장 앞 가이드 뒤에 딱 붙어서 가고 있는겁니다. 막 빨리 가야지 이런것도 아닌데 느리게 가는게 안됐어요.
아마도 제가 저도 모르게 사람들을 추월하고 하는게 같이 다이빙을 하는 다른 다이버분들에게 피해를 끼쳤을 것입니다. 죄송😨
이건 부력조절이 미숙할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통 이런 테크트리를 탑니다.

부력조절이 자신이 없다 - 붕 떠버릴까봐 땅과 멀어지면 불안하다 - 살짝 음성부력인 채로 다이빙을 진행한다 - 수심을 유지하기 위해 핀킥을 많이 찬다 - 빨라진다

진짜 100퍼 이런 흐름으로 핀킥을 많이 차게 되고 천천히가기 기능을 상실합니다.
이런경우 뒷사람을 발로 차거나 모래지형을 지날때 부유물을 일으킬수 있는 발차기 빌런이 될 수 있으므로 연습만이 살길입니다.

오답노트
- 수영장으로 달려가서 부력조절 연습에 매진하시기 바랍니다. 매 1미터 수심마다 3분이상 가만히 떠있기가 가능해야 발차기 빌런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4. 제 손이 왜 이런가요?
월이나 협곡 지형처럼 산호가 내 몸 옆쪽에 있을때 조류나 어떤 요인에 의해 산호쪽으로 몸이 부딪힐 것 같을때가 있습니다.
그 일이 있었을때는 오키나와의 협곡지형 다이빙을 갔을때였고, 아주 좁은 협곡 사이로 지나는 코스였기 때문에 앞서 말했던 상황이 많이 벌어졌습니다.

좁은 협곡 지형


초보시절 저는 다이빙을 처음 배우면서 초보들이 미숙해서 산호에 부딛혀서 많이 부수고 그로인해 환경이 파괴되고있다. 항상 조심해야하고 에코다이빙을 해야한다 라는 스승님의 가르침을 명심하고 있었기 때문에 몸이 부딪힐 것 같을때 돌같이 보이는 부분을 손가락 한두개를 이용해서 살짝 밀어내어 벽과 멀어지는 스킬을 사용했고 스스로 너무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런데 배 위에 올라와서 휴식을 하는데 손이 따끔따끔 이상한겁니다. 자세히 보니 불어터진 제 손끝은 아주 날카로운 무언가에 의해 난도질 당한 듯 너덜너덜 해 있었습니다.
물속에 있는 돌이나 하드코랄은 생각보다 날카롭고 물속에서는 다쳐도 통증이 잘 느껴지지 않아서 저는 베인줄도 모르고 계속 같은 손가락을 이용해서 같은 짓을 반복한 것이였습니다 ㄷ ㄷ
다행히 깊은 상처는 아니여서 금방 나았지만 이 사건 또한 제가 돌인줄 알고 만진것이 위장하고있는 생물이였다던가, 독있는 산호였을 수도 있어서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일이였습니다.

오답노트
- 몸이 산호에 부딪힐 것 같을 때 내 손에 탐침봉이 없다면 수트로 보호되어있는 팔꿈치를 이용해서 살짝 밀어내 벽과 멀어질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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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쭈욱 써보니 저는 참 운이 좋았습니다.
제 실수담으로 누군가의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수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안따 즐따 하세요❤